한밤중에는 요리하지 말자...

2009. 5. 11. 01:48필리핀의 생활/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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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저녁에 집사람과 함께 딸 "니아"가 바기오에서 까비테로 왔습니다.

자신이 양녀인지 모르고 집사람의 친딸로 아직까지 잘 자라주고 있는 예쁜 딸입니다...

어제는 SM MOLINO에 가서 MAX라는 식당에 들어가서 셋이서 배터지게 먹고 1,096를 냈습니다.

이러고 보면 필리핀의 밥값은 정말 저렴한 것 같습니다.

다만 투명한 유리컵에 채 제대로 씻기지 않은 더러움의 흔적들이 남아서 물을 마시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니아는 너무 많이 먹어서 과식할까 우려하는 집사람의 걱정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습니다.

"이렇게 먹어보는게 처음이니까.." 그냥 내버려두라는 말...

참 전 비록 양녀이긴 하지만 딸내미의 그 소리에 가슴이 철렁... 그동안 먹고살려고 일에만 매달리다보니

딸에게 너무 무관심했다는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집사람은 배가 하마처럼 불러오는 딸의 모습을 보고 너무 먹는다면서 웃어대고...

이게 문화적인 차이일지는모르겟으나.. 기분 참 묘하더이다...

결국 니아는 입에 한입가득베어문 밥을 채 먹기지 못하고 화장실로 가서 다뱉어버리고 왔습니다.

그렇게 포식을 하고 한참 동안 몰안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탈리파파라는 동네 시장에 들렸습니다.

집 사람이 없었던 2주 동안 혼자 배우고 익힌 곱창볶음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곱창꼬치 20개를 샀습니다

집사람은 의아해 하며... 바베규로 굽지도 않은  그 곱창을 뭐할려고하는지 나를 쳐다보았죠...

그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그동안 누적된 피곤함 때문인지... 채 7시가 되기 전부터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결국 샤워를 마치고 방에 들어와 침대위에 누워서 잠이 들려고하는데...

집사람이 돌아와 물었습니다. 그냥 아침까지 그렇게 잘거냐고...

그래서 "YES"하고 그냥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이 깬건 10시 30분 경...

에어컨까지 켜고 잤는데... 너무일찍 잠이 들어서 인지... 그냥 잠이 개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은...

그래, 오늘 저녁에 맛있게 곱창 볶음을 해서 내일 아침에 맛잇는 곱창볶음을 먹여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곱창볶음을 하려고 불을 겨려는데... 곤히 자기 방에서 자고 있는 딸을 보니 차마 소리도 조심스러워지고...

불을 켜는 것도 혹시 아이가 깰까봐... 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수는 없었죠... 그래도 불을켜고 조심스러벡 요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매운 음식을 좋아지만 딸이 매운 음식을 잘 못먹는 것을 알고 있기때문에... 우선 야채부터 썰어 넣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미리 꼬치를 빼둔 곱창을 후라이판에 넣고 그 위에 생강과 파, 양파를 넣어서넣었죠...

그리고 식용유를 붓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간장을 넣고... 음식을 하다가...

문득, 딸이 매운 것을 안먹으니까.. 고소한 맛을 나게하려면 뭘 더넣어야할까... 생각하다가 문득 소금이 생각 났습니다.

그래서 김치 담을 때 사용하는 굵은 소금을 한 세숫가락 정도 넣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나중에 위스키를 넣고, 후주를 넣은 다음에 맛을 보려고 곱창하나를 입에 물었는데...

 

너..무.. 짜더군요.... 그때 알았습니다...

 

" 아~ 소금을 넣으면 안되는구나...."

 

그리고도 일단 요리는 마쳐야했기에... 락앤락 요기 하나를 꺼내어 그중 절반정도를 담아두었습니다. '내일 다시 해봐야지'

그리고 남아잇는 절반은 내가 좋아하는 매운 곱창볶음을 먹기 위해 고추가루를 큰수저로 두스푼을 부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볶아서 냉장고에 넣어둔 산미구엘 라이트 세병중에 한병을 꺼내어 컴퓨터를 켜고 앞에 앉아서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

우선 한 밤중의 조슴스럽게 요리한 곱창볶음 맛을 보니... 쓴 맛이 나더군요.. 쓴 맛을 지우려 시원하게 맥주를 목을 넘기는데...

뒤에서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집사람이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더군요...

화장실에 불이 켜지고... 집사람이 들어가는데... 웬일인지 화장실 불을 끄지 않고 그냥 들어가 자는 것입니다...

 

'어라? 이건 머지? 불만의 표시인가?'

 

그런데.. 잠시후에 다시 화장실 문이 열리더니 딸이 나왔습니다.

 

"허걱! 내가 잠 다 깨웠네... 그렇게 조심했건만...."

 

결국 한 밤중에 요리한 맛없는 곱창 볶음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넣어버리고, 설겆이 까지 마치고 나서.. 

지금 여기에 앉아 글을 남깁니다...

여러분 한밤중에는 요리하지 맙시다... 가족들 잠 다 깨웁니다...

ㅋㅋ

 

내일부터는 또 바쁜 일상입니다...

화이팅!!